AI와 함께 일하는 방식, 업무 재설계가 좌우
- •정재헌 SKT CEO, 9월 1일 특강에서 ‘AI와 무엇을 만들 것인가’ 질문 제시
- •BCG 컨설턴트 244명 연구서 사이보그형 60%, 켄타우로스형 14%, 셀프 오토메이터형 27%
- •AI 오답 추종 비율 약 80%… 문제 정의·과정 점검·결과 검증 역량 강조
AI가 업무 전반에 쓰이면서 사람과 AI가 일을 나누는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AI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는가’를 물었다면, 이제는 ‘AI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묻는다고 정재헌 SKT CEO는 지난 9월 1일 SKT·서울대 AI 공동과정 특강에서 말했습니다. 함께 일하려면 먼저 업무가 어떤 단계로 이뤄지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SKT는 지난 6월 ‘AX 혁신 2.0’을 발표하며 AI 에이전트에 사번·소속·직무·권한을 부여하고, 기존 업무를 AI 기반으로 다시 설계하는 ‘AX 샌드박스’를 도입했습니다. 성과를 가르는 것은 AI 사용량보다 업무 흐름을 얼마나 다시 짜느냐라는 분석도 제시됐습니다. 맥킨지가 2026년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EBIT)의 5% 이상을 AI에서 얻는 고성과 기업 응답자의 약 75%가 업무 흐름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다고 답했습니다. 보고서 작성도 문제 설정, 자료 수집, 분석, 초안 작성, 검토, 결정으로 나눠야 AI에 맡길 단계와 사람이 판단할 단계를 정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6 워크 트렌드 인덱스’에서는 AI 활용 수준이 가장 높은 ‘프런티어 프로페셔널’의 53%가 업무 시작 전에 AI와 사람이 맡을 부분을 정한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AI 사용자 비율은 33%로, 차이는 20%입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연구진은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244명에게 같은 경영 과제를 AI와 수행하게 하고, 상호작용 5,000건 가까이를 분석해 세 가지 협업 유형을 구분했습니다. 참가자 60%는 모든 단계에 AI를 끼워 넣고 결과를 주고받은 ‘사이보그’형이었으며, 업무 전문성과 AI 활용 역량을 함께 얻었습니다. 14%인 ‘켄타우로스’형은 분석의 큰 방향을 직접 잡고 일부 단계에만 AI를 썼으며, 세 유형 중 결론 정확도가 가장 높고 업무 전문성도 키웠습니다. 27%는 일을 통째로 맡긴 ‘셀프 오토메이터’형이었습니다. 이들 중 44%는 AI 답을 고치지 않고 제출했고, 나머지도 표면적으로만 수정해 업무 전문성이나 AI 역량을 새로 쌓지 못했습니다. 칼럼 필자는 기존 업무 방식이 익숙한 구성원에게는 판단권을 유지하는 켄타우로스형이 현실적인 출발점이고, 장기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AI와 함께 생각하고 수정하는 사이보그형을 지향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AI와 함께 일할 때 필요한 역량은 문제 정의, 진행 과정 점검과 피드백, 결과 검증입니다. 와튼스쿨의 스티븐 쇼(Steven Shaw)와 기디언 네이브(Gideon Nave)가 2026년 공개한 연구의 첫 실험에서는 AI가 정답을 줄 때 참가자 정답률이 AI 없이 풀 때보다 25% 높았지만, 오답을 줄 때는 15% 낮았습니다. AI에 물어본 참가자 중 틀린 답을 그대로 따른 비율은 약 80%였습니다. AI가 사번을 받고 업무를 처리해도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은 문제를 정하고 과정을 살피며 마지막에 확인한 사람이라는 설명입니다.
정재헌 CEO가 서울대 특강에서 소개한 ‘AX의 J커브’는 AI 도입 뒤 생산성이 먼저 낮아졌다가 어느 시점부터 가파르게 오르는 양상을 가리킵니다. 변화관리에서는 성과가 내려가는 구간을 ‘죽음의 계곡’이라 부르며 학습곡선의 초입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칼럼 필자는 이 구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AI에 맡길 단계와 확인 기준, 사람이 개입해 방향을 고칠 시점을 익힐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리더는 생산성이 잠시 낮아지는 시기를 성급히 판단하지 말고, 조직은 시행착오를 감당할 시간과 도구, 실패해도 괜찮은 실험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개인도 시행착오를 미래를 위한 연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칼럼은 AI와 함께 만들 결과를 정하는 것은 사람이며, 사람의 경쟁력은 일을 정하고 지켜보고 확인하고 책임지는 데서 나온다고 결론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