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로봇 도입, 데이터·현장·법 정비 필요
- •건설 로봇 도입 위해 데이터·현장·건설기준 함께 정비 제안
- •공사 현장 데이터 수집에 3년, 공사 기간은 보통 2년 6개월에서 3~4년
- •법적 정의와 현장 기준 마련, 로봇 친화적 동선·운영 체계 재설계 요구
건설 로봇이 현장에 자리 잡으려면 로봇 개발뿐 아니라 학습 데이터, 로봇 친화적 작업 환경, 로봇 시공을 인정하는 건설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건설로봇 활성화 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산업계·학계·연구기관 참석자들이 도입 과제를 논의했습니다. 피지컬 AI는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판단하고 움직이게 하는 인공지능입니다.
산업계는 국가 차원의 건설 특화 데이터 플랫폼과 현장 재설계를 요구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정영도 프로는 지역과 지형, 작업 여건에 따라 시공 방식과 자재 운반 순서가 달라지는 불규칙한 현장을 상용화의 장애물로 꼽았습니다. 기업별 데이터가 국가 표준 체계와 연결되지 않으면 기존 데이터 구축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레로보틱스 이동민 대표는 실제 데이터 부족으로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과 ‘아이작 랩’ 가상 환경에서 합성 데이터(컴퓨터로 만든 학습 데이터)를 만들어 로봇을 훈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사과·컵·음료수병을 다루는 일반 휴머노이드 훈련과 달리 건설 로봇은 벽돌·석고보드 같은 자재를 다뤄야 해 합성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건설사 대표 자재를 디지털화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 한 곳이 다양한 자재와 현장 데이터를 모두 모으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현장 데이터에는 공사 진행 단계도 담겨야 합니다. 공사는 보통 2년 6개월, 길게는 3~4년이 걸리며, 공정률 0%부터 100%까지 따라가며 데이터를 취득하는 데도 3년이 걸린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입니다. 그는 엔비디아 플랫폼 기준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있지만 건설 현장에 필요한 내용을 모두 반영하기 어렵고, 민간 기업이 독자 표준을 정하기도 힘들다며 국회와 정부에 데이터 형식과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단차가 있는 바닥, 뒤섞인 케이블과 자재, 여러 공종의 동시 작업이 로봇 작업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충전 시설, 자재 운반용 호이스트와의 연동, 로봇 전용 이동 동선, 규격화된 팔레트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한양대 김주형 교수는 로봇과 작업자의 구역·시간대를 나누고 자재 공급 방식과 동선을 바꾸는 등 현장 운영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을 빼고 그 자리에 로봇을 넣는 방식은 거의 작동하지 않으며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광표 연구위원은 건설 로봇이 건설기계관리법 등 여러 법령에 걸쳐 정의와 적용 범위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법적 정의와 지위를 먼저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기존 법에 포함할지 별도 법을 만들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시설 설계·시공 방식을 정하는 건설기준도 필요합니다. 설계기준(KDS)과 표준시방서(KCS)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 연구위원은 도입 초기에는 개발 기업이 현장 사용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토대로 기준을 정해 나가자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