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논의 본격화
- •테슬라와 스페이스X, 독립 이사 특별위원회 설치하며 합병 본격 논의
- •합산 기업가치 3조5000억달러, 테슬라 주주 대가와 머스크 지배력이 쟁점
- •실사용 데이터·AI 인프라 결합 구상에도 지배구조와 투자 부담 남아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독립 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각각 설치했고, 일론 머스크 CEO는 합병에 상당한 장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합치면 3조5000억달러에 이릅니다. 월가에서는 합병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지만, 테슬라 주주에게 지급할 대가와 머스크의 지배력이 얼마나 커질지가 쟁점입니다.
합병이 이뤄지면 자동차와 로봇, 반도체, 데이터센터, 통신망을 아우르는 AI 기업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챗봇·코딩 에이전트·기업 업무 자동화에 집중해 왔고, 구글·아마존·메타의 주요 AI 서비스도 디지털 환경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결합은 자동차와 로봇 같은 물리적 제품을 AI 사업의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두 회사의 사업 성격은 지난 1~2년 사이 달라졌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사에서 자율주행과 로봇을 성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2024년 공개한 무인 자율주행차 사이버캡에 이어 최근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의 초기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xAI를 흡수한 뒤 AI 모델과 컴퓨팅 사업을 키웠습니다. 지난 3분기 전체 매출 146억달러 가운데 AI 모델과 컴퓨팅 등을 포함한 사업 매출은 76억달러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합병의 경쟁력으로 거론되는 요소는 피지컬 AI 개발에 필요한 실사용 데이터와 데이터 확보 환경입니다. 언어 모델은 인터넷의 텍스트와 코드로 학습할 수 있지만, 로봇은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고 물체를 다루며 생기는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테슬라는 자동차와 공장을 이미 운영하고 있어 차량 주행 데이터를 자율주행 시스템 개선에 쓰고 있으며, 옵티머스를 공장에 본격 투입하면 로봇 작업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로봇이 대량 보급되면 데이터 규모가 늘어날 수 있지만, 주행 데이터와 작업 데이터는 서로 다르고 옵티머스는 초기 생산 단계여서 실제 확보량은 지켜봐야 합니다.
지난 14일 공개된 그록 보이스 3.0은 AI 모델을 계열사 서비스에 적용하는 사례입니다. 이 모델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음성 AI 평가에서 86.9점으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 차량에서 하루 수백만 건의 대화를 처리하고, 스타링크 고객센터에서는 하루 2만 건의 통화에 쓰입니다. 회사에 따르면 고객센터 통화의 약 70%를 사람의 개입 없이 처리합니다. 실제 서비스에서 발생한 문제와 고객 요구를 모델 개선에 반영할 수 있지만, 실사용 데이터가 성능 향상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AI 기반 시설도 합병 논의의 한 축입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1.7기가와트(GW) 규모의 AI 연산 인프라와 스타링크 위성망을 확보했습니다. 테슬라의 배터리·에너지 저장장치와 자체 AI 반도체 설계 능력이 더해질 수 있고, 양사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테라팹을 공동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우주 데이터센터도 구상하지만, 테라팹과 우주 데이터센터의 사업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합병 기업은 AI 모델을 외부에 판매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자동차 음성 서비스, 스타링크 고객지원, 향후 옵티머스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검색·안드로이드·웨이모를, 아마존은 클라우드·물류 로봇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위성통신, AI 컴퓨팅과 반도체를 한 기업에 결합하는 구상은 차별적입니다. 다만 두 회사는 이미 그록의 차량 탑재와 테라팹 개발에서 협력하고 있어 기술적 시너지를 위해 반드시 법적 합병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지배구조와 투자 부담도 남아 있으며, 머스크의 의결권은 스페이스X에서 약 85%, 테슬라에서 약 20%로 차이가 큽니다. 실제 합병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