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항생제 개발, 경제적 장벽에 가로막히다
- •AI가 수년이 걸리던 항생제 후보 물질 발굴 과정을 단 며칠로 단축하며 미생물학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 •높은 임상 비용과 시장 구조적 문제로 인해 AI가 예측한 수백 개의 유망 후보군이 실험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약물 판매량이 아닌 가치에 기반한 구독형 환급 모델 도입을 제안했다.
인공지능은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과업들을 수행하며 미생물학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특히 수백만 개의 분자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가상 실험인 In silico 방식으로 스크리닝함으로써, 전통적인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항생제 후보 물질을 식별해낸다. 실제로 일부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털매머드와 같은 고대 생물의 유전체를 분석하여 숨겨진 항균 특성을 찾아내는 시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상의 발견이 실제 의약품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거대한 병목 현상이 존재한다. AI가 수백 개의 유망한 분자를 예측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실제로 합성하고 임상 시험을 거치는 과정에는 여전히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임질 치료를 위한 수백 가지의 잠재적 후보 물질이 중간 단계 개발을 지원할 파트너를 찾지 못해 사장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현재 시장은 신형 항생제를 내성 방지를 위한 비축용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어, 혁신적인 약물을 개발해도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수익을 돌려주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전문가들은 구독형 환급 모델로의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모델은 의약품의 가치를 판매량이 아닌 가용성과 결부시켜, 기업이 처방된 알약의 개수가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치료제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는 체계 자체에 대해 보상을 받게 한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현대 AI의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눈부신 성과들은 결국 학술 문서고에 잠든 데이터로 남게 될 위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