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다니고 물건도 잡는 ‘분리형 로봇 손’ 개발
Science News AI
2026년 2월 11일 (수)
- •유전 알고리즘을 활용해 기어가기 및 움켜쥐기 동작에 최적화된 움직임을 구현했다.
- •분리 가능한 설계 덕분에 로봇 팔이 닿지 않는 좁은 공간을 독립적으로 이동하며 임무를 수행한다.
- •손가락이 양방향으로 굽혀져 손바닥 양면을 모두 사용해 물체를 고정할 수 있다.
EPFL(스위스 연방 공과대학교 로잔)의 엔지니어들이 조작과 이동 기능을 동시에 갖춘 혁신적인 로봇 손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인간의 손 구조를 본뜬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손가락이 앞뒤로 자유롭게 굽혀지는 설계를 채택해 손바닥 양쪽의 물체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양방향 유연성 덕분에 한쪽으로는 병을 고정하고 다른 쪽으로는 뚜껑을 돌려 따는 등, 인간의 손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작업도 거뜬히 수행한다.
연구진은 이 독특한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생물의 진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여 최적의 설계를 찾는 유전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가상 환경에서 수천 가지의 특성 조합을 시험한 끝에, 이동 효율과 파지력의 완벽한 균형을 갖춘 모델을 도출해냈다. 이에 따라 제작된 5~6개 손가락의 프로토타입은 손가락 끝을 다리처럼 활용해 지면을 기어 다닐 수 있으며, 무거운 짐을 실은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이 로봇 손은 필요 시 로봇 팔에서 스스로 분리되어 좁은 파이프 내부나 위험한 재난 현장을 독립적으로 탐사한 뒤 본체로 복귀할 수 있다. 현재는 주로 물류 창고나 산업 시설 점검용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프로젝트를 이끄는 수석 연구원 오드 빌라르(Aude Billard) 교수는 이러한 비정형 설계가 차세대 의수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신체 구조와 일치하지 않는 인공 사지를 인간의 뇌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제어할지를 이해하는 것이 체화된 AI 분야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